본문 바로가기

ASIA/Nepal_1

고산병에 관해


나는 사실 고산병에 대해 별로 인지를 하지 못한 채 히말라야에 갔다.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라고는 천천히 올라가면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낫다는 것과 고산병에 걸리면 즉시 고도를 낮춰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낭에 가면 매일 오후 3시 고산병에 관한 수업이 있다. 나도 이 수업을 통해 고산병에 대해 정확히 인지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떠한 대처 방안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먼저 고산병은 말 그대로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병이다. 갑자기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해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이 찾아올 수 있으며 토를 한다거나 설사가 동반 될 수 있으며 쉽게 식욕을 잃게 된다고 한다. 몸이 보내오는 이런 증상들을 무시한 채 계속 등산을 하게 되면 몇 시간 안에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하는 상태까지 벌어진다고 하니 결코 만만한 병이 아닌 듯 하다.

고산증은 미세한 두통부터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무시할 정도로 가벼운 두통이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이게 계속되면 더 심한 두통으로 번지게 되고 그 이후에 다른 증상까지 동반되게 된다. 3000m 이상의 고도라면 미세한 두통이라고 그냥 넘기지 말고 고산병임을 의심하고 조취를 취해주는 게 필요하다.

고산증 대처 하기 위해서는 먼저 몸에 수분을 자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소변 색이 짙은 노란색을 띄면 몸에 물이 부족한 상태라고 하니 소변 색이 맑아질 때까지 자주자주 물을 마셔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고산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약 3-4L 정도의 수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이게 바로 위에서 말한 DIAMOX이다. DIAMOX는 혈관을 늘려줌으로 몸에 산소 공급이 빨리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두통 등 고산병 증세가 나타났을 시에는 DIAMOX 한 알을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해야 하며 증상이 사라지는 대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약의 효과는 5-6시간 이후에 나타난다고 하니 약 복용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DIAMOX를 복용하면 몇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되며 호흡이 빨라지고 손이나 발 끝이 저려올 수 있다. 일반적인 부작용일 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산증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DIAMOX 반 알을 역시 12시간 간격으로 먹어주는 것도 좋다고 하나 약이라는 게 몸에 크게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DIAMOX는 마낭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혹시 모르니 미리 준비를 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세 번째는 내가 했던 방법으로 지금 있는 곳보다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서 두 시간 정도 보낸 뒤 다시 고도가 낮은 곳에 내려와 잠을 자는 것이다. 이 방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몸이 산소 부족에 적응을 하게 되고 그러면 고산증이 찾아 오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바르가에서 이틀 고도 적응을 위해 쉬어갈 때, 하루는 근처 동굴에, 하루는 아이스 레이크에 올라감으로 3500m인 브라가에서 약 4600m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아이스 레이크에 올라갔을 때 갑자기 고도가 높아져 고산병 증세가 와 걱정을 했으나 다시 브라가로 내려온 뒤 DIAMOX를 복용하고 나니 고산병 증세가 거의 없어져서 막상 정상을 등반했을 땐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마낭에 가게 되면 오후 3시에 열리는 고산증에 관한 수업에 참석해 보자. 마낭 입구에 들어서서 얼마 못 가 베이커리가 있는데 베이커리 바로 옆에 메디컬 센터가 있으며 수업은 그 안에서 열린다. 고산증 증세 및 대처 방안에 대한 수업 후 관련 약이나 물 정수 알약 및 필요한 의료 제품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