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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Myanmar

12월 5일: 인레이 레이크(Inlay Lake)


7시 반에 보트를 탈 예정이었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마쳤다. 춥다기에 혹시나 하고 긴 팔을 하나 들고 보트에 올랐다. 아침인데도 해가 높이 떠서 오전엔 생각만큼 춥진 않았다. 물살을 가르고 보트가 천천히 나가기 시작한다. 첫 목적지는 5일 마다 장소가 바뀌어 열린다는 시장을 보러 나섰다. 오늘은 마인따욱에서 열린다고 한다. 호수 물은 생각보다 참 맑아서 안에 다 비쳐보일 정도였다. 멀리 고기 잡는 어부들의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인다. 한 30분쯤 보트를 타고 나서자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5일 장이 열리는 마인따욱 입구.



시장은 칼라우에서 보았던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현지인 뿐 아니라 외국 여행객들이 많아 기념품을 파는 길거리 가게도 많았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간식거리로 콩 튀긴 것을 사들고 호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파고다를 오르기 시작했다. 30 분 정도 걸려 도착했는데 파고다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 뿐 아니라 오르는 길이 참 예쁘다. 멀리 호수도 보이고 파란 하늘에 키 큰 갈대들이 너울 거리는 모습이 참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마인따욱에서 열린 시장.


마인따욱 언덕에 있는 파고다에서 보이는 마을과 호수.


 

 

마을 입구에 호수 위로 나무로 만들어진 긴 다리를 놓았다.


선착장에 다시 도착하니 보트 주인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 목적지는 베를 짠다는 수공예 공장이었다. 다른 기념품 가게 투어는 모두 빼고 혹시나 해서 이 곳 한 곳만 들러 보기로 했는데 마침 뜨거운 햇살을 가릴 것이 없던 나는 예쁜 모자 하나를 구입할 수 있었다.

Floating village. 호수 위에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연꽃에서 직접 뽑아낸 실로 각종 의류 및 스카프 등을 만드는 수공예 공장.


어느덧 점심 시간이 가까와져 호수 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호수에서 잡은 생선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호수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한 번쯤 맛보길 추천한다.

오후의 메인 목적지는 인데인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약 30분 정도 보트를 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전에 보았던 길과 달리 흙탕물을 거슬러 올라가니 왠지 어드벤쳐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하다. 버팔로가 물 속에서 목욕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인데인에 도착하자 가이드가 왼쪽 길로 쭉 올라가라고 한다. 가이드와 시간 약속을 미리 정하고 걷기 시작했다. 상점이 늘어선 길을 따라 걷다보니 두 갈래길로 나눠진다. 가이드가 왼쪽으로 가라고 했으나 오른쪽으로 가까이 오래된 탑(ruins)들이 보이기에 일단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돌로 만들어져 담쟁이 덩쿨 등 잡초에 둘러쌓여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시간 짐작이 가능한 오래된 탑들이 보인다. 뒤에 있는 사원에서 어린 동자승들이 반갑게 뛰어 나오면서 길을 안내한다. 좀 더 들어가서 오른쪽 길로 근처 언덕에 오르니 더 많은 탑들이 보였다. 인디아나 존스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왼쪽 언덕에서 이 쪽을 보면 더 잘 보일 것 같아 다시 맞은 편에 있는 언덕에 올랐다.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린 오래된 탑들이 가득 메운 유적지가 신기하기만 하다.



왼쪽 언덕에 올라 맞은편에서 본 유적지 모습.


언덕에서 내려오니 졸졸 따라오며 길 안내를 해주던 동자승들이 돈을 요구한다. 주머니에 들어있던 100 챗을 꺼내주고 다시 메인 파야로 가기 위해 원래 지점으로 돌아왔다. 가이드가 말한대로 왼쪽 길로 다시 들어서니 생각보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미 와서 근처 식당에 앉아 있는게 보인다. 길 양변에 있는 상점을 따라 쭉 걸으니 메인 파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카메라 비용으로 300 챗을 내고 파야를 올라갔다. 파야의 주요 볼 거리는 파야 자체보다 근처 버려진 듯 놓여있는 오래된 탑들이었다.

파야 근처에 들쭉날쭉 서 있는 오래된 탑들.


인데인에서 나와 마지막 목적지인 Floating Garden을 지나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말 그대로 물 위에 정원은 생각했던 것처럼 꽃들이 피어있는 것은 아닌었고 실제로 야채 등을 기르는 일종의 밭과 같았다. 물 위에 일렬로 쭉 채소 나무를 세워놓고 줄로 동여매 놓았는데 냥쉐에 토마토 도매 시장이 많더니 전부 여기서 기르는 것 같다.

Floating garden. 멀리 막대기에 토마토 줄기를 묶어놓고 기르는 것이 보인다.



호수 물이 너무 맑아서 안에가 다 비춰보일 정도였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도 너무 예쁘다.


돌아오는 길에 배를 잠시 세워놓고 일출을 감상했다. 멀리 지는 해가 참 멋있다. 오늘따라 구름에 약간 가려진 해가 더 멋스러운 것 같다. 붉은 석양 아래 아직도 고기를 잡는 어부들도 보이고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는 투어 보트들도 보인다. 이렇게 인레이 레이크의 하루도 가는가 보다.







해가 뉘엇뉘엇 지는 석양아래 그물을 치는 어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