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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China_2

매리설산(梅里雪山) 트렉킹 3


매리설산 트렉킹 둘째날:


오늘따라 하얗게 쌓인 눈이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 때문에 더욱 하얗게 빛난다. 다행히 날이 좋아 신발이 젖더라고 크게 추울 것 같진 않다. 올라갈수록 눈이 깊게 덮혀있어 트렉은 알아볼 수 없었지만 다행히 누군가 먼저 다녀갔는지 눈 위에 크게 발자국이 남아있어 그 발자국을 따라 걸을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숙소 문을 나서면 올려다본 주봉.


마을 입구를 나서며.




베이스 캠프 가는 길. 주변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덮혀 있다.



예상했던대로 약 3 시간 트렉킹을 한 후 베이스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캠프 자체는 굳게 자물쇠가 채워져 문이 잠겨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정말 말 그대로 하얗게 빛나고 있는 매리산이 우뚝 버티고 서 있다. 바람 때문에 산 위에서부터 날리는 눈발이 더욱 신비로와 보인다. 우리는 베이스 캠프에서 조금 더 걸어나가 보았다. 따라 걸어왔던 발자국도 더 이상 나 있지 않아 무릎까지 오는 눈 위를 우리끼리 걸어나갔다.

드디어 베이스 캠프 도착.


멀리 가진 못하고 약 200 미터 정도 더 앞으로 나갔을 때 눈 앞에 매리산이 더욱 가까이 보인다.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아 말 그대로 새하얀 눈을 그냥 바라다만 보기에 너무 아쉬워 비록 나이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모두 한마음이 되어 눈싸움도 하고 서로 밀어뜨리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

베이스 캠프에서 약 200 미터 정도 더 앞으로 나아갔을 때. 산 위에 휘날리는 눈발이 멋있다.


저 산 어딘가 위에 호수(冰湖)가 있다는데 올라가 보진 못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다. 여행을 하다보니 시간 관념이 흐려져 내 생일도 까맣게 잊고 있었나 보다.

홍콩 친구가 눈 위에 그려준 생일케잌.


숙소 주인 말대로 호수까지는 가 볼 엄두를 못내고 다시 베이스 캠프로 돌아와 간단한 스낵으로 늦은 점심을 시작했다. 벌써 신발도 젖고 눈 위에 뒹구는 바람에 엉덩이도 축축히 젖었지만 다행히 크게 춥진 않았다.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 다시 내려갈 길이 약간 걱정은 되긴 했지만 어차피 시간은 넉넉했기에 천천히 내려가기로 했다.

베이스 캠프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올려다 본 설산.


역시나 길이 미끄러워 다들 몇 번씩 넘어지면서 산을 내려왔다. 산 아래로 내려올수록 약간 녹아버린 눈 때문에 길이 더 미끄러운 것 같다. 나랑 남친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 속도가 빨랐기에 길목에 숨어 눈사람도 만들고 눈덩이를 만들어 놓고 뒤에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내려오는 도중에 급하게 만든 눈사람.


3-4 시쯤 되어 드디어 다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들 지친 모습이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신난 하루였던 것 같다. 숙소 주인 아저씨가 장작나무를 패다 난로에 불을 지펴주서 동그랗게 앉아 신발을 말리면서 서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폭포까지 갔다가 다시 더친까지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보다도 더 긴 하루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