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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China_2

매리설산(梅里雪山) 트렉킹 4


매리설산 셋째날:

어제는 하늘이 눈 부시도록 파랗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껴 있는 모습이다. 폭포까지 트렉킹 예정인데 아무래도 날이 추워 폭포가 얼었을 것이라고 한다. 어제는 약 7-800 미터를 올라가야 했는데 오늘은 약 400 미터 정도만 올라가게 된다고 하니 길이 비교적 평평한 모양이다.

아침 식사로 국수를 만들고 계신 아저씨.


폭포를 가려면 아랫마을을 통과해야 했다. 윗마을서 아랫마을 가는 길은 지그재로로 된 내리막길이어서 내려갈 땐 쉬웠지만 다시 올라올 땐 정말 힘이 들었다. 아마 오늘 트렉킹 중 가장힘든 코스였던 것 같다.

폭포 올라가는 길에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들.


트렉킹 중간정도부터 역시나 눈이 깊게 쌓여있었다. 어제 가까스로 말린 신발이 다시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 어제보다 쉬울 줄 알았더니 막상 올라가보니 그렇지도 않다. 다 왔나 싶어 올려다보면 아직도 폭포는 보이지 않고 트렉도 생각보다 길었다.


날씨는 흐렸지만 막상 흐린 날씨 때문에 풍경이 한 편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푹푹 빠져드는 눈을 헤치고 나아가면서 본 폭포는 역시나 얼어있었다. 위험하니 폭포 아래로 절대 내려가지 말라는 주인 아저씨의 당부가 있었기에우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기로만 했다. 폭포 주변에도 누군가 쳐놓은 룽타가 거미줄처럼 매달려 있다. 폭포 근처까지 갔을 때만해도 졸졸 물소리가 들리더니 막상 가까이 다가가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폭포 근처에서 눈사태가 자주 일어나니 조심하라는 주인 아저씨의 경고에 우리는 큰 소리도 못 내고 사진만 열심히 찍어댔다.


폭포에서부터 숙소까지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걸어내려갔다. 트렉킹을 8 시쯤 시작했는데 숙소로 돌아오니 약 1 시쯤 되었던 것 같다. 약 1 시간 정도 쉬면서 각장 배낭을 정리하고 오후 2 시쯤 다시 더친까지 내려가는 길에 올랐다.

하산하는 길.


더친에서 위뻥마을까지 올 때 약 3 시간 정도 오르막길을 걷고 1 시간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은 정 반대로 생각하면 됐다. 위뻥 마을에서 산 정상에 있는 야코까지 쭉 오르막길로 내려올 때 1 시간 걸리던 것이 막상 올라가려니 2 시간 정도가 걸렸다. 싸가지고 간 스낵이 다 떨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야코에서 스낵을 사서 간단한 점심을 해야했다.

다시 두 시간이 걸려 드디어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이틀 전 우리를 입구까지 데려다 주었던 빵차 기사 아주머니가 미리 해 둔 연락을 받고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빵차를 타고 페이라이쓰에 들려 가방을 찾은 후 더친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8 시 반 정도 되었다.

다들 오늘 하루 제대로 먹지도 못한데도 아침부터 트렉킹을 했던지라 지친 모습이었다. 아주머니한테 부탁해서 미리 샹그릴라로 돌아가는 다음 날 아침 버스표를 사 두었기에 역 근처 허름한 숙소에서 지내기로 했다. 우리 여섯은 대충 체크인을 하고 나와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저녁과 맥주로 트렉킹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며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