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양곤을 떠나 바고(Bago)를 둘러본 후 Golden Rock을 보기 위해 킴푼(Kimpun)으로 바로 들어갈 예정이다. 택시를 잡은 후 버스 정류장까지 가격을 물어보니 인당 6,000 챗을 달라고 한다. (양곤에는 몇 군데 고속 버스 정류장이 있다. 바고로 가는 버스는 하이 웨이 버스 터미널에서 탈 수 있으며 한 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여행 책자에서 시내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약 45분 거리라고 했으니 나쁘지 않은 가격인 것 같다. 5,500 챗으로 가격을 약간 낮추고 택시에 올라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택시가 정류장에 필요한 200 챗을 또 우리가 내야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서 올라탔다. 표 값은 인당 3,000 챗을 지불하고 올라타니 버스에 남은 좌석이 없으니 중간에 작은 의자를 펴고 앉으란다. 나중에 바고 정류장에서 만난 다른 여행객에서 물어보니 버스 기사가 3,000 챗이라고 부르는 것을 2,000 챗으로 낮추고 버스 티켓을 샀다고 하니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 여행객이라면 역시 어딜 가든 가격 흥정하는 것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
미얀마에는 입장료, 버스표 및 모든 물품에 외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 따로 있으며 일반적으로 모든 곳에서 외국인 가격이 용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같은 버스를 타도 외국인은 미얀마 사람들보다 최저 2배에서 최고 4,5배까지 돈을 지불하게 되어 있는데 그게 속아서 그 정도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은 무조건 그 가격을 지불하게 되어 있다. 교통편 뿐 아니라 숙박하는데 하루에 적어도 10 달러는 필요하고 왠만한 곳 입장료도 일반적으로 인당 5 달러 정도는 드는데다 카메라 비용까지 따로 내야하니 미얀마 여행이 결코 싸지 않음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 미얀마 여행을 계획하면서 두 명이 하루에 약 40 달러로 예산을 잡았는데도(네팔의 거의 두 배로 잡은 것이다.) 매일 너무 빠듯하다. 나중에 현금 상황에 어떻게 될지 몰라 최대한 절약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 줄일 곳이 없어 결국 먹고 마시는 데서 예산을 줄이게 된다. 그나마 다행히 미얀마에선 거의 모든 호텔에서 아침 제공을 해줘서 요즘은 매일매일 아침을 제일 잘 먹는 것 같다. 이번 버스표도 우리가 3,000 챗을 냈으니 미얀마 사람들은 최고 1,000 챗 정도 지불했지 싶다.
2시간이 못 돼 바고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호텔로 데려다 준다는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싼다. 우리는 오후에 킴푼에 갈 예정이기에 미리 버스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버스표를 파는 곳에 가서 표 값을 물으니 6,000 챗이란다. 거리는 사실 양곤에서 바고오는 길과 거의 차이가 없는데 표 값이 거의 두배가 되길래 물어봤더니 도로 상태가 좋지 못해서 시간이 두 배가 걸려서 그런다고 하나 누가 그 속을 알랴.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에이젼시(SEA SAR)에 있는 남자가 굉장히 유창한 영어를 구사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이 곳에서 표를 구입하는데 알고보면 다른 곳보다 비싼 값에 표를 산 경우가 많다. 왠만하면 피하는 게 좋을 듯 싶다.)
표를 산 후 표를 판 곳에 큰 배낭을 맡긴 후 바고를 둘러 보기로 했다. 오토바이 기사와 상의한 후 인당 10,000 챗에 관광지 구경 및 교통편을 제공받기로 했다. 원래 바고에서는 10 달러에 정부에서 판매하는 모든 관광지에 들어갈 수 있는 표를 구매할 수 있는데 정식 표를 구입할 경우 표 값에 오토바이나 릭쇼를 따로 빌려야 한다. 우리처럼 10,000 챗 정도에 표를 구입하지 않고 오토바이 기사의 도움으로 관광지에 들어갈 수 있기도 한데 꼭 오토바이 기사한테 어디어디 갈 수 있는지 미리 물어본 후 결정해야 한다. 오토바이 기사가 입장료가 필요한 주요 관광지를 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간 곳은 Shwemawdaw paya 였다. 5년 마다 한 번씩 보수 공사를 한다는데 어쩐 일인지 우리가 간 날이 그 보수 공사 기간이었다. 메인 탑 자체가 대나무로 둘러쌓여 있어 금빛은 보지 못하였으나 대나무로 둘어 쌓여 있는 모습도 크게 나쁘진 않았다. 1998년에 미얀마에 일어났던 지진 당시에 파야 안에 있는 여러 탑들이 무너졌다고 한다. 지금은 물론 보수 공사를 마친 후며 매번 보수 공사를 할 때마다 탑을 조금 더 높게 짓는다고 한다.
보수 공사 기간이라 대나무로 둘러 쌓여 있는 메인 파고다.
두 번째로 간 곳은 Kha Khat Wain Kyaung Monestry(사찰) 이었다. 난 어떤 종교에도 크게 관심이 없지만 일단 불교의 국가 미얀마에 들어왔으니 불교나 스님에 대해 좀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으랴 싶었다. 그나저나 가이드를 해주는 오토바이 기사가 어찌나 영어를 잘하는지 4년 밖에 학교 교육을 못 받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미얀마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사원이라고 한다.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곳으로 고등학교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이 곳에서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대학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가 점심 시간이어서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2시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점심 식사가 하루 중 마지막 식사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얻어 온 밥과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야채가 들어간 국으로 간단히 식사를 한다.
중간에 어떤 마을에 들러 마을 여자들이 담뱃잎 마는 것을 구경했다. 담뱃잎을 말던 여자들은 우리가 들어서자 뭐가 그리 웃긴지 서로 깔깔거리면 웃기 시작한다. 내가 자리에 앉자 나를 둘러싸고 미얀마 전통 화장인 타나카를 가져다 내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타나카는 피부 보습 및 썬크림 작용을 한다는데 벼루에 먹을 갈 듯 나무 토막을 물과 섞어 잘 갈아서 사용한다. 한참 담배마는 것을 구경하고 담배 한 가치로 기념품으로 얻은 후 자리를 나섰다.
나뭇잎에다 타바코와 팜트리 나무를 넣어 만든 미얀마 시가.
그 외에 바고에서 유명하다는 불상을 보러 갔다. 8년 전과 10년 전에 지어졌다는 불상이라는데 그 규모가 상당컸다. (두 개의 불상이 있었는데 한 곳은 카메라 비용을 내야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관광을 대충 마치고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 킴푼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오후 3시쯤 버스가 들어왔는데 버스에 올라타니 이미 만원이다. 우리가 산 표에 분명히 좌석 번호가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꽉 찬 상태라 좌석 근처에도 못가고 나는 앞쪽에 남은 자리에 앉고 남친은 통로에 펼친 임시 의자에 앉아야 했다. 슬쩍 주변을 보니 미얀마 사람들은 1,500 챗을 내는 것 같았다. 4배의 돈을 받고도 자리 하나 제대로 주지 않음이 야속했지만 여기서 우리는 이방인 것을 어쩌랴 싶었다. 버스는 길이 좁아서 그런지 그닥 속력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히말라야 이후로 도시만 전전하다 몇 주만에 시골로 들어가는 버스에 오르니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80km의 거리에 있는 카키토요(Kyaiktiyo)에 약 3시간에 걸려 도착했다. 카키토요에서부터 우리의 도착지인 킴푼까지는 다시 15km가 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버스가 카키토요에 도착한 후 우리보고 내리라는 것이 아닌가. 의아한 얼굴로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버스가 킴푼에 가지 않으니 여기서부터 오토바이 "택시"로 킴푼까지 데려다 준단다. 혹시나 싶어 재차 버스 기사에게 오토바이 값을 따로 다시 지불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날은 늦고 다른 방도가 없어 일단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오토바이는 약 15km의 밤거리를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캄캄한 도로에는 나와 남친이 탄 두 대의 오토바이를 포함해 네 대의 오토바이만이 질주를 하는 듯 했다. 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제법 많다. 오늘은 평생 못 타본 오토바이를 두 번이나 타보는 것 같다. 남친이 탄 제일 앞 쪽에 오토바이가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슬슬 걱정이 될 무렵 오토바이 속력이 줄어든다. 앞을 보니 불빛이 제법 많은 것이 드디어 킴푼에 도착했나 보다.
우리를 태운 오토바이가 어떤 게스트 하우스 앞에 섰다. 원래 가려고 했던 게스트 하우스는 아니지만 가격을 물어보니 비슷한 것 같아 오늘은 여기서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난 후 운전기사들이 오토바이 값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슬슬 버스표를 판 남자에게 화가 나려고 했다. 다행히 호텔 직원이 옆에 있어 통역이 가능했기에 이미 6,000 챗을 킴푼 오는 버스표 값으로 지불했으며 우리는 한 푼도 더 줄수 없으니 돌아가서 버스 기사와 얘기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1,000 챗을 요구하던 기사들이 한 발 물러서 500 챗을 요구했지만 버스 기사나 표를 판 사람에게 돈을 요구하라는 말만 재차 하고 호텔로 들어왔다. 이 곳에서 내일까지 이틀 밤을 지내고 바고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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