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싯포 - 만달레이 - 바간
만달레이로 향하는 버스가 아침 6시에 출발 예정이고 픽업 버스가 게스트 하우스로 5시 반까지 오기로 되어 있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체크 아웃을 했다.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낀 것이 아무래도 오늘도 비가 올 것 같다. 6시에 출발한 버스가 생각보다 일찍 오전 11시쯤 만달레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바간으로 가는 버스는 하이 웨이 버스 정류장으로 가야 했기에 한 사람당 1,000 챗에 오토바이를 타고 시외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파란 색 택시를 타면 무조건 최소 4,000 챗을 요구한다.)
바간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 반에 출발해서 저녁 11시쯤 도착 예정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바람에 다른 곳에 가지도 못하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남은 4 시간을 죽여야 했다.
출발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긴 뒤에야 버스가 출발했다. 오늘 저녁 늦게 쯤에는 목적지엔 바간 근처 냥유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낭유에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들이 많이 있어 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바간에서 좀 떨어진 냥유에서 숙박을 한다.)
새벽 1시쯤 드디어 냥유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무료로 게스트 하우스까지 데려다 준다는 마차를 타고 원래 머무를 예정이었던 뉴 헤븐(New Heaven)에 갔으나 남은 방이 없다기에 오늘 밤은 메인 도로에 위치해 있는 인 와(Inn Wa)에서 지내기로 했다.
12월 12일/13일/14일
오전에 다시 뉴 헤븐에 가보니 마침 체크 아웃한 방이 있어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같은 가격에 뉴 헤븐은 도로가가 아닌 뒷 쪽 골목에 자리잡고 있어서 조용했을 뿐 아니라 방갈로 모양의 방 앞에 테이블이며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서 바깥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조금씩 내리던 이슬비가 그치더니 드디어 삼일만에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바간에 온 첫 날부터 날씨가 좋아져서 정말 다행이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빌려 탑 및 파고다를 볼 수 있는 올드 바간까지 가보기로 했다. 냥유에서 올드 바간까지는 자전거로 30-40 분 정도면 충분하다. 론리 플래넷에서는 첫 날은 마차를 빌려 주요 파고다를 구경하고 두 번째 날은 자전거로 좀 더 디테일하게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첫 날부터 자전거로 구경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충분하다면 자전거로만 돌아도 충분할 듯 하다.
첫 날은 메인 도로를 따라 움직이며 길도 익히고 근처 큼직큼지한 사원에 들어가 사원 안 구경을 했다. 바간에 있는 동안 3일을 매일 자전거로 이동했더니 나중엔 길이 많이 익어 큰 도로에서 뻗어나 있는 사이드 트렉을 타고 들어가 보았다. 사이드 트렉에 있는 사원 및 파고다들은 덜 붐비고 한적해서 고즈넉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서 좋다. 일몰을 보러 선셋으로 유명한 파고다에 5시쯤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 말고도 자전거로 온 몇 몇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일몰의 시간은 참 짧다. 해가 작아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의 속도로 일몰이 시작된다. 멀리 보이는 일몰 아래의 바간의 보습이 참 아름답다. 몇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늘도 서서히 붉게 물든 해 아래 잠들어 가리라.
첫 날 본 바간의 모습. 아직도 하늘이 흐릿하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모습.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투어객들을 위한 마차(horse carte). 세 명까지 탈 수 있으며 보통 하루 종일 빌리는데 10,000 챗 정도면 가능하다.
사원 안의 모습. 지금처럼 동상이 서 있는 경우도 있고 그림이나 조각이 새겨진 경우도 있다.
사원 안에 있는 조각상.
드넓은 평원에 수많은 탑들이 펼쳐져 있다.
360도로 펼쳐져 있는 멋있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해 저물어 가는 바간의 모습.
12월 15일
바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일출 광경을 보러 가기 위해 미리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춰 놓았다. 어제 일출 구경이 가능한 사원을 봐두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들었다. 숙소에서 나와 두 번째 큰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몰기 시작했다. 어제 재놓은 시간에 따르면 자전거로 대략 30 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파고다였다. 손전등이 없어서 혹시나 길이 어두울까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큰 도로를 따라 가로등이 쭉 켜져 있다.
아침 일찍 대충 옷을 주워입고 나오는 생각했던 것보다 날이 쌀쌀하긴 했지만 일출에 늦지 않기 위해 속력을 내다보니 어느 덧 추위가 가신다. 5시 반쯤 됐을까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유명하다는 사원에 도착을 했다. 아직 날이 어두워 도로에서 벗어나 사원에 들어가는 것이 영 마땅치 않았으나 별 수가 없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사원 근처로 다가가는데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붐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주변이 너무 조용하기만 하다. 우연히 뒤에서 오던 미얀마 사람에게 물으니 이 사원은 일주일에 두어번만 문을 여는데 오늘은 그 날이 아니란다.
근처 다른 사원헤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싶어 다급한 마음에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오던 길을 되돌아 가다 중간에 사잇길로 빠져 근처 파고다를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날이 조금씩 밝아져 손전등 없이도 사물 구별이 가능하게 됐다. 우연히 멀리 보이는 높이 솟은 탑에 사람 몇 명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저 사람들도 분명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이겠거니 싶어 빠르게 자전거를 몰고 탑으로 향했다.
다행히 일출 전에 탑 위에 오를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아침 안개에 둘러쌓인 바간의 모습이 신비롭기만 하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솟아오르더니 드디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일몰 구경이 끝난 후 다시 자전거를 몰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바간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양곤을 거쳐 서쪽 해변가 마을인 위쌍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양곤행 버스표(15,000 챗)는 미리 게스트 하우스에서 예약을해 두었으며 오늘 오후 5시 출발 내일 오전 5시 도착 예정이다. 양곤에서 위쌍으로 향하는 버스(9,000 챗)는 오전 6시 30분에 출발 예정이었기에 별 문제가 없다면 양곤에서 바로 버스를 갈아타고 내일 오후 12시쯤엔 위쌍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내일 하루는 약 18시간에 거쳐 버스를 타고 움직여야해서 몸은 피곤하겠지만 사실 하루 숙박비를 벌게 되는 셈이다.
해 뜨기 전의 모습. 아마 6시가 좀 못 되었을 시간이었을 것이다.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면서 멀리 평원위에 탑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간에서의 이동수단
1. 마차: 바간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말이 끄는 마차를 이용해 이동한다. 하루 빌리는데 두 사람에 10,000 챗 정도 하며 오전 8,9시쯤 출발하여 일몰을 본 후 호텔까지 돌아오는 시간까지이다. 바간이 넓기 때문에 시간이 모자란다면 마차를 이용해 주요 파고다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2. 자전거: 왠만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것이 가능하며 하루 빌리는데 일반적으로 1,000 - 1,500 챗 정도 한다. 자전거를 빌리기 전에 브레이크 및 타이어를 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길이 안 좋아서 가끔 바퀴 바람이 빠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사이드 트렉으로 들어가면 바퀴에 나무 가시등이 박혀 바람이 빠지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자.) 이럴 때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교환하거나 무료로 수리를 받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나 만약 냥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면 주요 도로 곳곳에 자전거를 수리하는 곳이 있다. 바람을 넣는 것은 무료이나 바퀴에 구명이 나서 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구명 하나당 100 챗씩 계산하게 된다.
*바간에서 길 찾기
1. 뉴 헤븐에서 큰 도로로 나가는 길에 Ever Sky라는 여행사가 있다.(론리 플래넷에 나와 있음) 무료로 바간 지도를 나눠주고 주요 파고다 및 사원들을 형광펜으로 지도에 표시해 주는데 마차를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로 움직일 경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일출, 일몰 때나 일반적으로 전망대로 사용할 수 있는 파고다를 표시해 주는데 이런 뷰 포인트를 찾아가면 바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혼자 움직일 경우 꼭 여행사에 들러 지도를 챙기도록 하자.
2. 냥유에서 올드 바간을 거쳐 뉴 바간으로 가는 길에 두 개의 큰 도로가 있다. 파고다 및 사원들이 이 두 도로 양 변으로 흩어져 있는데 일정 구간까지는 도로를 이용해 움직이는 게 자전거 타기에 편하다. 중심점이라 볼 수 있는 Anada Pagoda에서 도로를 벗어나서 흙길로 되어 있는 사이드 트렉이 있는데 안으로 쭉 들어가면 바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크고 높은 사원들이 몇 있다. 마차와 기념품 가게로 복잡한 주요 도로에서 벗어나 혼자 한적하게 자전거를 타고 파고다 사이를 돌아다는 것이 사실 바간의 제일 큰 매력 포인트일 것 같다. 중간에 일몰 구경하는 곳으로 유명한 사원도 있고 길을 따라 쭉 자전거를 타고 가면 어떤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마을에 들어선 이후에는 다시 사이드 트렉으로 올 필요 없고 마을 근처에 있는 큰 도로를 타고 공항쪽으로 오다보면 앞에서 말한 두 번째 큰 도로를 발견하게 된다. 큰 도로를 타고 쭉 거슬러 올라오면 다시 냥유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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